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코로나와 코리빙 II

코로나가 코리빙 시장에 던진 화두에 대해 또 짧은 생각을 끄적거려 보겠습니다.


거대자본이 투입된 기업형 코리빙하우스에는 장점이 매우 많습니다. 다만 그런 코리빙 하우스 배후에는 일정 수익률을 요구하는 거대 자본이 있고 투자자의 수익률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마진을 후하게 잡을 수 없습니다. 비용을 짜내고 짜내서 수익을 남겨야 전주(錢主)를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. 그래서 입주민 입장에서는 앞에서는 화려하지만 막상 살아보면 서비스가 광고처럼 풍부하지 않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.


지금은 코리빙 하우스가 시장에 진입한 초기단계라 어떤 계층이 코리빙 하우스를 선호하고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등 축적된 데이터가 없고 고급임대상품으로 포지셔닝을 한 까닭에 요즘 같은 경기침체 상황에서는 코리빙 하우스의 운영구조가 경영악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습니다.

- 코로나 사태로 고액의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주택임차수요가 축소

- 대면활동의 리스크가 커짐에 따른 커뮤니티 활동의 축소

- 공용시설 및 서비스 제공에 따른 높은 오버헤드 코스트


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로 대외활동이 축소됨에 따라 임차인의 관심이 다시 전용면적으로 옮겨갔다는 점은 이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코리빙 하우스 산업에겐 큰 위협입니다. 대면접촉이 부담스러워지니 공용시설에서 타인과 숨을 같이 쉬기보다는 집안에서 혼자 넓은 면적을 쓰는 게 중요해진 거죠.


이러한 추세의 연장으로 요즘 공급되는 코리빙 하우스의 방 구조를 보면 경쟁상대를 숙박시설로 잡은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듭니다. 과연 저 공간을 기획한 분들이 자취경험이 있는 분들인가란 의심이 들 정도로 수납공간이 부족한 방이 많이 보이더라구요. 물론 방 안에 가구가 적어야 사진을 찍었을 때 방이 넓어보이긴 합니다. 하지만 입주가 시작하고 1년 정도 지나면 실제 거주했던 분들의 평이 입소문으로 퍼질 것입니다. 코리빙 하우스엔 여성 소비자의 관심이 더 많은데 기본적으로 젊은 여성분들은 수납해야 할 옷 부피가 상당합니다.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여름과 겨울의 기후차가 심하여 부피가 큰 겨울옷을 보관해야 할 공간이 부족합니다. 이래서 요즘 원룸 시장에서는 지은지 오래되었더라도 방이 넓고 베란다가 있어 안 쓰는 물건을 쌓아둘 수 있는 방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신축 방보다 먼저 나갑니다.


공유경제란 바람을 타고 여러 유형의 공유주택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는 오히려 집이란 공간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 무엇인가란 화두를 소비자에게 던졌습니다.


향후 공급되는 코리빙 하우스들은 지금보다는 공용시설과 서비스를 빼서 임대료와 오버헤드 코스트를 낮추고 전용공간을 조금 더 넓혀서 기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. 경기란 오르고 내리기 마련인데 경기상승이나 유지 국면만 바라보고 제품을 기획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. 더군다나 부동산은 돈이 한 두푼 드는 사업이 아니니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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